갈봉선생문집 (葛峯先生文集) 글자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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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봉집』은 김득연(金得硏 ; 1555~1637)의 시문집이다. 김득연의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여정(汝精), 호는 갈봉(葛峯)이다.

이 책은 4권 2책으로 석인본이다. 권1에서 권3의 대부분이 시이다. 시는 600여 편 이상이 된다. 권1에는 그가 살았던 주변의 경관, 특히 청량산(淸凉山) 주변의 경관이 시로 묘사되어 있다. 그 외 서원 등에 찾아갔을 때의 감회, 혹은 회암의 시에 차운 한 내용, 계모임에서의 시, 화수회에서의 시, 여러 벗들과의 만남의 시 등이 서술되어 있다. 권2에는 계절의 바뀜, 섣달 그믐, 새해 첫날, 등의 소재로 자신의 감흥을 서술한 시가 많이 보이고, 만시도 일부 보인다. 권3에는 만시나 주변의 사소한 경물, 혹은 입춘, 대설, 비, 벗 생각들을 소재로 자신의 감흥을 나타낸 시가 많이 보인다. 권4의 서(書)는 단 하나인데 「답교중사임서(答校中士林書)」이다. 그는 이 서간에서 송소 권우의 학덕을 칭송하면서 비지 남치리와 동등하게 대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잡저로 「청량산유록(淸凉山遊錄)」이 있는데 기묘년 8월 26일부터 일주일 간의 기록이다. 그는 월천 조목, 또 여러 벗들과 청량산을 유람하였는데 그 동안에 잡영 97수, 청량산 관련 시 백여 편을 지었다하니 대단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그 외에 「지수정기(止水亭記)」, 「용동정사기(龍洞精舍記)」가 있다. 또한 명 장수들이 지은 글이 붙어 있다. 발로는 송소 권우의 문집에 대한 후발이 있고, 「서권동지경참용학고서후(書權同知景慙龍鶴鼓序後)」의 발이 있다. 권4 부록에는 권굉(權宏), 이이송(李爾松), 권귀중(權貴中), 김시강(金是口), 김령(金口) 등의 만사가 있다. 그 뒤에 이광정(李光庭)의 행장, 김굉(金土宏)의 묘갈명, 허훈(許薰)의 묘갈명후지(墓碣銘後誌)가 붙어 있다. 특이한 것은 별집으로, 별집에는 한글 시가와 시조가 실려 있는데, 시가로는 「지수정가(止水亭歌)」가 있고 시조로는 「산중잡곡(山中雜曲)」이 있다.

김득연은 유일재(惟一齋) 김언기(金彦璣)의 큰아들이고, 어머니는 주부(主簿) 영양(英陽) 남세용(南世容)의 따님이다. 1555년 2월 1일에 안동(安東) 와룡(臥龍) 가야동(佳野洞)에서 태어났고, 1637년 9월 28일 돌아가니 83세였다. 그는 유학자라기보다는 문학자에 가깝다. 특히 시에 능하였던 것 같고, 또한 83세의 장수로 많은 시를 남겼다.

그는 여러 벗과 사귀었는데, 남치리·송소·권우와는 학문을 절차탁마하였으며, 노천 권태일·금역 배용길과는 문예로 서로 권면하였으며 북애 김기·계암 김령과는 절의의 행실을 갈고 닦았다. 이러한 바탕으로 그가 만일 그 뜻한 바를 행할 수 있었으면 그 수립한 바가 헤아릴 수 없을 터이지만 그는 끝내 뜻을 지니고 산림 속에서 지냈다. 그러나 혼란한 조정과 썩은 세상을 만나 빈 골짜기에 자취를 감추고 고상한 무리와 숨어 지내며 시와 술로서 서로 선왕의 도를 노래하며 지내면서 욕심 없이 생을 마쳤으니 이른바 온 세상이 더러운데 깨끗함을 지켜간 한 선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