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은집 (桂隱集) 글자크기
서지
 
해제
   
『계은집』은 조선 말기의 문신·순국지사인 이면주(李冕宙 ; 1827~1910)의 시문집이다. 이면주의 자는 윤래(允來), 호는 계은(桂隱)이다.

이 책은 1865년 그의 후손인 상휘(相徽)·진재(震宰)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석인본이다. 권말에 진재의 발문이 있다.

시 69수를 비롯하여 여러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에는 「한도팔경(漢都八景)」의 연작시(連作詩)를 비롯하여 서정이 강하게 투영된, 「화매(?梅)」·「추야(秋夜)」·「산거(山居)」등과 김흥락(金興洛)·이교영(李敎英) 등에 대한 만시 등 다양한 작품이 고루 실려 있다. 소 가운데 「사정언겸진육조소(辭正言兼陳六條疏)」는 무고를 당하여 무주에 좌천되었다가 1864년(고종 1) 사면되어 사간원 정언에 임명되었을 때 올린 것으로서, 국정에 대하여 입지(立志)·강학(講學)·통변(通辯) 등 6개 조항으로 대별하여 의견을 제시하였다. 「을사팔조소(乙巳八條疏)」는 1905년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체결되자 국정이 침탈됨을 통한하여 국정의 쇄신을 촉구한 것으로 당시의 국내사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또 「청참오적소(請斬五賊疏)」는 을사오적의 처벌을 상소한 것이다.

서(書)는 주로 김숙·이헌영·조병호(趙秉鎬)등과 시사(時事)에 대해 의논한 것들이다. 그밖에 잡저에는 『주역』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학역의례(學易儀例)」와 「영해박씨족보서(寧海朴氏族譜序)」·「내곡지(柰谷誌)」등이 있다. 부록인 행장·연보 등에는 당시의 혼미한 정국과 정계의 움직임 등에 대하여 매우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유필영(柳必永)이 찬(撰)한 행장(行狀)에 의하면, 이면주는 1850년(철종 1)에 증광시(增廣試)에 합격하고, 다음 해 순강원수봉관(順康園守奉官)이 되고, 1854년에 성균관전적(成均館典籍), 1855년 목릉별검(穆陵別檢), 1856년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 1860년 자여도찰방(自如道察訪), 1861년 사간원정언(司諫院正言), 1866년에 사직겸문선전(司直兼文宣傳)으로 홍문관부교리(弘文館副校理)에서 병조정랑(兵曹正郞)에 옮겨서 병조참의(兵曹參議) 등을 역임하였다. 1902년에 종반특망(宗班特望)으로 이품질가선대부종정원경(二品秩嘉善大夫宗正院卿)에 올랐다. 1905년에 매국조약을 듣고 울분하여 청참오적소(請斬五賊疏)를 올리고 1910년에 사옥지변(社屋之變)을 듣고 유서누편(遺書累編)을 쓰고 사당에 고한 후 독약을 마시고 자진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