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재집 (覺齎集) 글자크기
서지
 
해제
   
『각재집』은 조선 중기의 학자 하항(河沆 ; 1538~1590)의 시문집이다. 하항의 자는 호원(浩源), 호는 각재(覺齋)이다.

이 책은 1813년(순조 13) 방후손 경현(景賢)이 편집, 간행하였고, 1939년 후손 수진(壽鎭)이 중간하였다. 목판본이다. 권두에 정종로(鄭宗魯)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진현(晉賢)과 수진의 발문이 있다. 후간본은 본서의 보유판이다.

권상에 시 150수와 부 2편이 수록되어 있고, 그 외는 아래에 제시한 목록과 같다. 정종로(鄭宗魯)가 찬(撰)한 서(序)에서 ″공은 일찍이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했으나 처음부터 영로(榮路)에 뜻이 없었다. 두 차례 참봉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사임하고 산림에서 일생을 마쳤다. 그래서 문장과 사업이 별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학술에 있어서는 남명선생(南冥先生)의 문하에서 『소학(小學)』과 『근사록(近思錄)』등의 성리서(性理書)를 배워 마음에 새기어 실천하였다. 항상 말하기를 `책 속에 엄한 스승과 두려운 벗이 있으니 공부하는 사람이 어찌 입과 귀 만을 힘쓸 것인가` 하였으니, 그가 마음을 가라앉혀 진정한 공부를 한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하였다. 시는 청아하면서 통창(通暢)하나 전철을 답습하지 않고 일가를 이룬 것이 특색이며, 모두 시대를 한탄하여 옛날을 동경하고 후진을 계도하는 것들이다.

「주학정증하성원(住鶴亭贈河性源)」·「증개석정주인(贈介石亭主人)」 등에서는 탈속한 기상으로 시대를 한탄하였고,「환학정(喚鶴亭)」·「차소동파영설(次蘇東坡詠雪)」에서는 청아하고 고고함이 선경에 이름을 방불하게 한다. 「공중누각부(空中樓閣賦)」는 공중에 세워진 누각이 천하를 굽어볼 수 있는데 비유하여, 달사(達士)의 흉금은 평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높아 우주와 천지를 꿰뚫어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달사의 경지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는 수련과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역설하였다. 「계주잠(誡酒箴)」은 술이란 사람의 기운을 호탕하게 하지만, 지나치면 인간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정신을 모손시키는 것이라 지적하면서, 학문을 추구하는 사람은 술을 경계하여 정신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를 것을 강조하였다. 그밖에 조식(曺植)의 이력을 약술한 「남명조선생략(南冥曺先生略)」과 오건(吳健)의 생애를 요약한 「오덕계전략(吳德溪傳略)」이 있다.